경계에서 말한다를 읽고 느낀것

"이 할머니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어 다행이라고,
나는 당신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I am proud of you), 일본인 여자인 내가 말하면 안 될까요?"

국적이 다른 두 여인이 서로에게 쓴 편지를 글로 엮은 책이다. 2003년~2004년동안 일본의 <세카이>, 한국의<당대비평>에 실렸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게 된건 우연이었다. 경계라는 단어에서 '공의 경계'가 연상되서 고른 책이다. 글을 읽기전 페미니즘에 대한 글인것 같아 좀 우려를 했었는데 책을 읽고나서는 페미니즘보다는 휴머니즘에 가까운 내용이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본다.

우에노 치즈코와 조한혜정 이 두사람의 생각이나 삶, 그리고 책임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무엇보다 책임에 관해 말할떄 가슴 한구석이 찌르르 하게 울렸다. 
    
    -"도대체 누가 사회를 이 지경으로 만들었는가"라고 다른사람들을 몰아세울 수 없는 나이가 되어 있습니다. 
    희망을 갖지 못하는 젊은 이들을 보면 "미안, 이런 세상을 만들어버려서"라고 사과하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글 중에서

최근들어 군가산점문제와 고액권 화폐 인물지정과 같은 사회이슈들을 가만히 보다보면 가슴이 답답해질떄가 많다. 반대를 위한 반대, 토론을 위한 토론, 여성을 위한 페미니즘. 무엇인가 앞뒤가 바뀌고, 원인과 결과가 바뀐 그러한 것을 보며, 그리고 나또한 그들과 하나도 다를것이 없다는 것에 이런것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든다. '거리'라는 것을 요즘들어 부쩍 느끼게 된다.

개인적으로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다른말이라고 생각한다. 글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타인에게 증명받지 않아도, 나는 나-

분명 지금의 체제와 시스템은 분명 여성에게 많은 강요를 하고 있다. 멀리서도 아닌 우리네 어머니와 내 동생을 보면 된다. 하지만 그 것은 오로지 남성들의 문제일까? 전체적인 사회 시스템의 문제를 간과한것은 아닐까? 그것을 남성과 여성으로 단순화 시켜 서로 목소리를 높이면 남는것은 서로 간에 불신과 불거진 얼굴뿐이다.

작가인 두명은 이른바 386세대이다. 이들이 서로의 시선에서 본 일본과 한국은 비슷하면서 다르다. 그러한 점들이 흥미롭고, 새롭게 다가온다. 사회문제부터 거기서 부터 시작된 페미니즘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일들. 자신들이 짊어지야할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은 지성인 혹은 인류학자, 페미니스트가 아닌 한명의 성인으로써 '책임'에 관해 내게 묻는다.

처음은 가볍게 읽었지만(책이 무척 가볍다. 디자인도 심플하고) 책을 덮은 지금은 마음이 무겁다. 내가 인지하지도 못하는 사이 어느 덧 시간이 지나서 벌써 20대 후반이고 조금 지나면 '이립'에 접어든다. 시간의 빠름뿐 아니라 '책임'을 피할 수없는 나이. 지금 우리네 사회의 문제는 서로간에 책임을 회피하고 책임질 이들이 없기에 이런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그들을 욕하고 더럽다고 하며 피한다고 해서 내가 질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책임에 대해 그리고 여성에 대해 좀더 생각하게 된 화두를 던져준 책. 오랜만에 포식한 느낌이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에게 한번 권해드린다. 남성과 여성을 떠나 사회를 구성하는 한명의 성인으로써 말이다.

덧글

  • 제절초 2007/11/05 19:16 # 답글

    원래 페미니즘은 하나의 휴머니즘으로서 약자를 위한, 약자에 의한, 약자의 사상입니다. 모든 소외받는 이들을 주목하고, 그들에게 정당한 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페미니즘의 역할이었지요. 지금은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 하늘연날 2007/11/06 12:09 # 답글

    많이 달라졌다기보다는 사람들이 그 본질을 왜곡하는게 문제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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